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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운동선수

by 책 쓰는 선출 2024. 11. 3.

 

나의 '운동선수'에 대한 가치관은 3번에 거쳐 변한다.

현역이었을 때, 그만뒀을 때, 그리고 현재

1. 현역이었을 때(어렸을 때)는 내가 운동선수라는 게 마냥 좋았다.

어린 나이에 하나의 목표를 갖고, 열심히 노력하는 스스로에게 빠져있었다.

하지만 그랬었던 진정한 이유를 돌이켜보면 허세와 가오가 육체를 지배했다.

혈기 왕성한 청소년기에 덩치 크고, 무섭게 생긴 애들끼리 골목 대장처럼 몰려 다녔다.

아무도 시비를 걸 수도, 뭐라고 할 수도 없는 최상위 포식자가 된 기분이 좋았다.

그저 우월 의식이 하늘을 찔렀고, 당연히 이런 행동은 주체를 못하고 남에게 피해를 주고, 사고로 이어졌다.

 

2. 운동을 그만뒀을 때(성인일 때)는 내가 운동선수였던 게 부끄러웠다.

영화 '더 킹'에서 조인성(박태수 역)이 이런 대사를 한다.

"지금 저 아버지를 때리고 있는 사람은 검사다. 그래 저게 진짜 힘이다. 학교 다닐 때나 싸움질이 힘이다. 어른이 되어선 저 코 찔찔이들이 진짜 힘을 갖는 것이다. 난 그때 결심했다. 검사가 되어야겠다고."
-더 킹

이게 어느새 내 얘기가 되어 있었다.

같은 대학이어도 공부를 해서 들어온 '현역'과, 운동선수로(체육 특기자)들어온 현역은 같은 '현역'이어도 달랐다.

말 그대로 '전세 역전'이었다.

조별 과제를 할 때면 지적 수준이 하늘과 땅 차이였다.

나를 무시하고, 배제하는 모습에 자존심이 상하고 화가 났다.

학창 시절처럼 화를 내거나, 물리적 힘을 가할 수도 없을 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가만히 앉아 수긍하는 것 뿐이었다.

심지어 '믿거체(믿고 거르는 체육과 혹은 체대생)'라는 신조어도 있었다.

이때는 하루에도 수 천 번씩 '아, 그냥 운동 말고 남들처럼 공부나 할껄...' 라며 후회만 했다.

 

3. 하지만 이제 다시 운동선수였던 과거와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나에게 운동선수의 이미지는 '운동만 잘하고, 공부는 못하는 애들'이었다.

그러나 사회에 나와보니 이런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았다.

오히려 운동선수 출신의 사람은 사회생활도 잘하고, 끈기 있고, 근면 성실하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그래서 뭐라도 하면 잘할 거라는 말까지.

이 말들은 나에게 너무나 큰 힘이 됐다.

 

내가 그래도 운동선수 생활을 허투루 하지 않았구나...

내가 아직 아무것도 안 해서 그렇지, 나도 뭐라도 하면 되겠구나...

나도 쓸모 있구나...

 

현역일 때도, 그만두기 전까지도, 그만둔 후에도 나라는 사람은 운동밖에 할 줄 모르고, 운동만 해야 되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어릴 때부터 해온 게 운동 밖에 없고, 다른 건 경험해 본 적도 없으니 너무 당연했다.

하지만 이제는 내가 운동을 하지 않아도

다른 것도 할 수 있고, 다른 것도 잘할 수 있는 놈이라는 자신감과 확신이 생긴다.

 

이 자신감과 확신의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독서'다.

단, 절대 독서만 하는 것에서 멈추는 것이 아닌

책을 읽고 그 안에서 새로운 시선을 만나고, 지혜를 얻고,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는 것까지

이게 진정한 '독서'라고 생각한다.

 

만약 현재 현역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면 '독서'를 하는 걸 추천한다.

혹은 주변에서 운동선수(예체능)를 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진심 어린 응원과 독서를 하라는 조언이 큰 도움이 될 거다.

 

 
더 킹
대한민국의 왕은 누구인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 나게 살고 싶었던 태수는 우여곡절 끝에 권력의 설계자 한강식을 만나 핵심 라인을 타고 승승장구 하게 된다. 정권이 교체되는 중요한 시기, 새로운 판을 짜며 기회를 노리던 이들 앞에 예상치 못한 위기가 닥치는데… 2017년, 대한민국이 속 시원하게 뒤집힌다!
평점
7.5 (2017.01.18 개봉)
감독
한재림
출연
조인성, 정우성, 배성우, 류준열, 김의성, 김아중, 김민재, 정성모, 정은채, 김소진, 황승언, 오대환, 정인기, 김도영, 송영창, 고아성, 박정민, 조우진, 정원중, 류태호, 한수연, 이주연, 성동일, 이열음, 김규선, 장명갑, 송형수, 남문철, 남명렬, 최귀화, 공상아, 조완기, 신성훈, 서해원, 금새록, 허인구, 이병철, 남택민, 이윤희, 박팔영, 육미라, 소희정, 신류진, 김영직, 조대희, 박지홍, 정우영, 유현종, 박건태, 황준호, 차엽, 김주만나라, 정준용, 이세랑, 이서이, 원근수, 김서연, 김준영, 미석, 최영도, 박상혁, 이나경, 이진샘, 박기만, 권혁, 구태성, 이가경, 김동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