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닫고, 배우고, 성장하다 보면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게 사물일 수도, 사람일 수도 있다.
나도 어느 순간 사람에 대해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물론 몰랐던 좋은 점도 보이지만, 안 좋은 점이 더 보이기 시작했다.
'왜 저렇게 생각하지?'
'왜 저렇게 말하지?'
특히 친구와 있을 때 이런 감정을 더 많이 느꼈다.
내가 책도 많이 읽고, 많은 배움을 얻다 보니 점점 똑똑해지고 발전하고 있다고 스스로 착각했다.
누군가 같이 있으면 내가 그 사람보다 우월하고 우위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와 다르면 상대방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간섭하고, 가르쳐 들려 하고, 그 사람을 나에게 맞추려 했다.
그러다 보니 관계에 금이 가고, 괴리감이 커져 갔다.
그제야 나를 돌아보게 됐고, 문제는 상대가 아닌 나에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지식의 저주'라는 말이 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이나 반응을 예상할 때,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다른 사람도 알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매몰되어 나타나는 인식의 왜곡을 의미한다.
내가 아는 것을 당연하게 알 것이라고 생각하며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 순간부터,
또 내가 전문성이 있으면 있을수록 '이 정도는 누구나 알겠지?'하고 은연중에 폄허하는 순간부터
나와 상대방 사이에선 소통의 오류와 오해가 생겼다.
그리고 그곳에서 생겨난 작은 오해는 대화가 진행될수록 점점 자라나, 나라는 사람을 향한 불신과 비호감으로 번지게 됐다.
세상에 지식은 많다.
다만 내가 지식과 경험을 쌓고 누군가에게 전달할 때 내가 아는 것을 상대방도 당연하게 알 것이라고 판단하는 순간부터 말하는 자와 듣는 자의 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 지식, 경험이 모두 알아줄 것이라는 착각과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 모두 버려야 한다.
서로에 대한 기대는 없되 존중은 있어야 한다.